p. 13

취미의 다름을 이해 못 하는 무식자들은 상하귀천을 불문하고 별문제지만, 사람을 서로 가깝게 만드는 것은 의견의 공통이 아니라 정신의 연결이다.

p. 20

우리가 어떤 귀중한 발견을 하고 싶다는 희망으로 자연 자체, 또는 예술 자체의 인상을 받고 싶으 때, 그것 대신 아름다움의 정확한 가치에 대해서 우리를 기만하는 다른 열등한 인상이 영혼 속에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을...

 

p. 25

처음에는 부모의 무자비함을 미워하던 마음도 동의를 얻고 보니 그 깊은 점이 느꺼워 부모를 마음 아프게 해 드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나 자신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었다. 이 아픔을 통해서 생각컨대, 이제는 삶이란 참이 아니라 애정을 목적삼는 것으로 생각되어, 삶은 오로지 부모가 행복하냐 불행하냐에 따라서 조흔 것이 또는 나쁜 것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되었다.

 

p. 61

아마 거의 모두가, 이성 사이의 사랑이라는 현상의 순전히 주관적인 성질을 이해 못 한다. 사랑이 창조하는 부수적인 인격을 이해 못 한다, 항간에 전부터 통하는 이름 그 자체의 당사자와는 아주 딴 존재의, 게다가 우리 자신의 순전한 주관으로부터 얻어져서 구성되는 부수적인 인격을. 그러므로 소수 사람들 외에는, 눈에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같이 않은 한 이간이 우리 사이에 우리 마음 속에 차지하는 커다란 크기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낄 수가 없다.

p. 62

우리를 어느 인간에게 결부시키는 유대는, 상대가 우리의 결함 중의 한 가지를 판단하는 데 우리와 동일한 관점에 입각할 때 신성화된 것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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